비급여 진료 항목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항목 보고 의무가 동네 병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으로 확대된다. 같은 진료인데도 병원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인 비급여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급여 보고제도’가 올해부터 의원급 이상 모든 의료기관으로 확대된다. 보고 대상인 비급여 항목은 총 1068개다. 지난해 594개에서 이용 빈도, 진료비 규모 등을 고려해 474개가 늘었다.

비급여 보고 제도는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 가격 및 비용과 진료 내역 등을 보건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제도다. 비급여 진료는 건보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진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환자의 비급여 본인부담액은 2022년 기준 32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의료비(209조원)의 15% 수준이다.

막대한 의료비가 비급여 진료에 쓰이고 있지만 가격이나 적정 횟수 등에 대한 제도적 통제 장치는 사실상 전무한 채 모든 것이 의료기관 자율에 맡겨져 있다. 건보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비급여에 대해 정부가 통제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진료비 80% 이상을 메꿔주는 실손보험까지 대중화되면서 비급여 진료 가격은 기관마다 천차만별이 됐다.

지난해 복지부 조사 결과 주요 비급여 항목인 백내장 수술 다초점렌즈의 경우 최소 금액은 30만원, 최대금액은 900만원으로 30배까지 차이가 났다. 비급여 항목 가운데 가장 진료비가 큰 도수치료는 중간 금액은 10만원이었으나 최대 60만원을 받는 병원도 있었다. 이처럼 제각각인 비급여 가격을 전체 의료기관이 공개해 의료 수요자인 환자들이 비교해볼 수 있게 하고,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다.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정보가 수집되면, 이를 바탕으로 비급여 명칭, 분류 코드를 표준화한 뒤 최종적으론 해당 항목별 권장 가격을 제시해 비급여 의료비의 과잉 팽창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재의 보고 제도로 비급여 팽창을 막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비급여 항목 수는 4280개에 달한다. 올해 보고 대상인 1068개 항목의 4배다. 정부는 보고 대상 항목이 비급여 진료비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매년 신기술 등장과 함께 비급여 항목이 늘고 있어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고를 하지 않거나 거짓 보고했을 때 벌칙도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황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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